[다녀왔어요] SK Planet 다빈치 포럼

SK Planet 다빈치포럼을 다녀와서

2013.12.27. 금요일 판교 신사옥

 

지난 12 27일에는 판교에 있는 SK planet 신사옥에서 다빈치포럼이 열렸다. SK planet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다빈치포럼은 인문학에서 IT까지 각 분야의 명사들을 초청해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사원들의 사업 추진의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내 강연 프로그램이다. 이번 다빈치 포럼은 사옥을 판교로 옮기고 난 후 열렸던 첫 포럼이자 2013년을 마무리하는 포럼이었다. 포럼에 앞서 사원들의 휴식공간인 3층 아뜨리홀에서는 게릴라 공연이 펼쳐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출신인 기타리스트 김인웅씨와 리코디스트 최세나씨의 연주는 일상에 찌들어 있는 사원들에게 활력의 시간을 주기에 충분했다. 연주가 시작되자 하나둘 아뜨리홀에 모이기 시작했고, 홀은 곧 마치 라이브카페가 된 것처럼 사원들은 공연을 즐기며 담소와 커피 한잔을 나누며 아침을 시작했다. 평소와는 다른 이러한 경험에 사원들은 행복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점심시간 이후, 사옥 1층 강연장에서 다빈치 포럼이 시작되었다. 올해의 마지막 포럼인 만큼 포럼의 시작은 모두가 SK planet 2013년 활동영상을 시청하며 한해를 다시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고, 뒤이어 이번 포럼의 강연자인 한예종 전수환 교수님이 소개되었다. 교수님은 현재 한예종에서 예술과 경영, 예술과 기술의 융합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고 자신을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이번 포럼 시간의 반이 공연이므로 부담 없이 즐기듯 강연을 들어주길 미리 부탁했다.

 

SK planet이 자리를 옮겨 판교에 새롭게 안착한 만큼, 강연의 시작은천도(遷度)’와 관련된 이야기와변화를 이끄는 힘이라는 주제에 대한 내용으로 출발하였다. 전수환 교수님은 천도의 3가지 구성요소로 주체, 의지, 콘텐츠를 언급하며, 특정한 공간이 구성되는데 무엇보다 주체가 가지고 있는 의지가 중요하고 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콘텐츠가 그 공간을 좌우 한다고 말씀했다. 고려 말 한양 천도의 주축이었던 정도전과 정조에 대한 예를 들었는데, 현재 남아있는 한양 도읍지의 대부분의 공간들이 한양을 성리학적 체계 안에서 구축하려는 정도전의 공간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묻어 있었기에 500년 이상 한양이 도읍지를 유지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역사적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하였다. 마찬가지로 정조가 건설한 화성도 개혁에 대한 노력이라는 의지와 그의 콘텐츠가 반영 되었기에 다른 공간보다 그 의미가 깊다고 말씀했다.

 

 

그러면서 교수님은 판교라는 공간에 대한 중요성과 기대감을 전달했다. 2006년 성남시가 문화전략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성남아트센터가 건립되었지만, 단지 좋은 공연장과 전시장만으로는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 후 성남문화재단이보는 예술이 아니라직접 하는 예술로써 스스로 예술가가 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생활예술문화를 활성화하면서 이제는 성남시 자체가 현 정부가 표방하는 문화전략인 문화융성의 표본으로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전 교수님은 따라서 성남시 내부의 판교라는 공간도 한국의 새로운 테크노벨리의 공간적 의미와 더불어 도시가 가지고 있는 문화 정책적 의미를 곁들어 신 창조계급을 융성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신 창조계급이란 전문적 IT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예술가의 영혼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예술적 혼을 자신의 제품에 반영하는 새로운 형태의 창조자들을 일컫는다. 이는 실리콘벨리나, 텍사스 오스틴에서 미국 IT경제를 이끌어 내는 사람들과 같이 엔지니어이면서 예술가이고, 과학기술자이면서 예술가인 융합적 라이프 스타일을 갖춘 사람들이다. 교수님은 따라서 판교라는 이 지역이 신 창조계급들을 융성하는 창조도시가 되어  우리나라 창조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중심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씀했다. 특히 SK planet이 그 선봉장이 되어 새로운 사옥의 공간 속에서 예술기반 경영, 즉 창조경영을 통해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갖지 못했던 새로운 형식의 에너지들로부터 기반 하는 새로운 것들을 창출하고, 또 그것이 우리 사회에 큰 영감을 주는 일들을 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했다.

 

 

그 후 한예종 출신 성악가 안갑성씨의 공연이 펼쳐졌다. 먼저 로시니의 오페라세빌리아의 이발사의 한 부분을 독창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귀족계급에 대항하는 새로운 계층에 대한 이발사의 대변을 담은 곡으로 새로운 계급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강연의 주제와 적절하게 어울렸다. 첫 곡으로 관객들에게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으며 등장한 그는 뒤 이어 오페레타 한 곡과 희망적 메시지를 담은 뮤지컬 ‘The story of my life’나비’와지킬 앤 하이드중의지금 이 순간을 연달아 독창하였다. 사내 강연장에서의 성악 공연은 흔한 일이 아니었기에 이번 강연에서 이 작은 콘서트는 강연에 참가한 사원들에게 신선함을 넘어서 예술에 대한 충분한 흥미와 일상에서의 자극을 주는 기회가 되었고 그만큼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안갑성씨의 공연이 끝난 후 전수환 교수님은 본인이 현재 한예종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인아르꼼에 대해 짧게 설명했다. ‘아르꼼은 예술과 기업을 결합시키는 역할을 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로 쉽게 말해 기업 안에 예술을 접목시킴으로써 예술을 통해 기업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일을 도모하고 있다. 2011년부터 시작하여 진행했던 프로그램 중에 교수님은 넥슨의더 놀자 밴드’, 서울대 병원 간호사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반영하여 만든 창작 뮤지컬 공연 사례를 언급했다. 특히 넥슨의더 놀자 밴드는 올해 10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프로 재즈 연주자들과 함께 3000여명 앞에서 공연을 선보이기도 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교수님은 이처럼 조직 안에서 구성원들이 문화 예술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서 직접 아티스트가 되어 봄으로써 조직원 자신들이 개발자일 뿐만 아니라 예술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그들에게 또 다른 자신감을 부여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 내부의 활력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다음으로 아르꼼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주식회사 ‘21그램의 이성래 대표의 짧은 소개가 이어졌다. 이성래 대표는 ‘21그램에 대한 소개와 이전에 SK planet과 함께 했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소감을 짧게 전달했다. 21그램은 기업 및 학교에 애플의 다양한 툴과 콘텐츠를 교육하는 스마트 교육 기업으로 일전에 SK planet 사원들과 아이패드 어플을 이용해 밴드 음악을 만들고 사내 음악 경연대회를 열었던 적이 있었다. 이성래 대표는 음악을 같이 만들고 연주하는 것은 사원들의 협동심을 기르고 활력을 주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악기를 배우는 데는 매우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21그램이 이러한 장을 좀 더 원활하고 쉽게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점에 대해서 뜻 깊음과 그 의의를 전달했다.

 

이 후 두 번째 공연이 이어졌다. 한예종 출신의 거리 공연 예술가이자 색소폰 연주자인 김영찬씨에 대한 소개가 먼저 영상을 통해 등장했다. 이미 거리의 악사아리스 김으로 여러 방송 및 언론매체에 등장했을 정도로 유명한 그는 비디오 아트와 결합된 새로운 차원의 길거리공연을 직접 기획하여 시민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예술의전당이 설립 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길거리 공연을 허락한 `최초의 거리의 악사`이다. 그는 ‘Denny boil’을 라이브로 직접 선보이면서 강연의 열기를 더했다. 연주 후 교수님은 예술가들이 공연장에서 할 수 없는 것을 하기 위해 거리로 나가는데,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그들의 욕구나 노력 또 그것을 통해 만들지는 역량은 분명 기업에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그의 공연의 의미를 재차 표하였다.

 

 

다음으로는 다시 한예종 예술경영학과 졸업생이자 컴퓨터 음악가인 박승순씨가 소개되었다. 그는 자신의 음악 창작 활동에 대한 경험과 함께뮤직 3.0’이란 개념과 앞으로의 음악 시장에 대한 그의 생각을 내비추었다. 음악 3.0이란 바비 오진스키가 처음으로 언급한 개념으로 CD·레코드로 음악을 유통하던 음악 1.0, MP3로 음악을 공유하던 음악 2.0시대를 넘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티스트와 팬이 직접 다이렉트로 소통하는 시대를 말한다. 하지만 이것을 넘어서 그는 앞으로는 기존의 음악 소비자들이 음악 창작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가 증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박승순씨는 2011년 국내 최초 소셜네트워크 밴드인요즘밴드를 직접 기획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는 다음 커뮤니케이션요즘이라는 SNS서비스를 활용해 사람들의 사연을 모집하여 그 것을 반영한 곡들을 만들고, 다시 그 곡들을 SNS를 통해 무료로 공개하는 활동이었다. 그는 직장 내에서도 직원들이 음악창작 프로세스를 직접 경험한다면 그들이 업무에 있어서도 좀 더 창의적인 수행의 성과를 나타내지 않을까 하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기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하는데 그는 현재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음악 작업 프로그램이 흔치 않고, 또 실제 음악 창작을 배울 수 있는 교육 콘텐츠도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따라서 그는 좀 더 전문적으로 이러한 현실적 과제들을 통합해서 연구하고 실험해 보겠다는 자신의 포부를 밝히면서 발표를 마무리 했다.

 

 

 

포럼을 마무리 지으며 전수환 교수님은 미국의 애니메이션 회사인픽사가 사내 예술대학을 통해 직원들에게 의무적 예술 교육을 시키고 있는 사례나 관련 프로젝트를 시행한지 10년이 넘은 유럽연합의 현 상황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이렇듯 현재 세계적으로 이러한 융합의 운동이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에게도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님을 지적하면서 몇 십년 안에는 모든 사람이 예술을 창작하고 유통할 수 있는 IT플랫폼이 생길 것에 대한 기대를 표하였다. , 마지막으로 이러한 예술적 영혼들을 일상으로 결합하는 일과 활동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면서 포럼을 마무리하였다. 

 

이번 다빈치 포럼은 무엇보다 그동안의 포럼이 해왔던 일반적인 강연의 방식이 아닌 공연과 강연을 함께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포럼이 진행되는 동안 포럼을 듣는 사원들의 모습에서는 진지함과 즐거움이 묻어났다. 이 포럼이 단순한 강연의 형태였다면 분명 참가자들도 이 정도의 집중력과 관심은 보이지 못했을 것이다. 이는 이번 포럼만을 통해서도 예술이 기업의 실무자들에게 작용하는 무한한 가능성의 힘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러한 것들이 단지 일시적인 행사의 형태로서 그치지 말고, 기업 내부로 깊게 파고들어가 많은 곳에서 예술의 힘을 받아 더 크고 넓은 역량을 발휘하는 사례들이 점차 늘어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