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경영] 다음 커뮤니케이션

인터넷과 IT로 대표되는 첨단기업 다음은 인터넷 카페 문화를 확산시키며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확산의 일등 공신이다. 서울 한남동에 자리잡고 있던 다음은 우선적으로 주요 미디어 기능을 제주도로 분리시키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다음 창립자였던 이재웅 전 대표는 중앙과 지방이라는 이분법적 발상에 대한 도전으로 제주도 GMC(Global Media Center)를 설립하며 본사 관념을 없애기로 결심하였다. 인터넷을 통해 세상이 바뀌는 시대이고, 그 인터넷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잠들지 않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에서 서울이라는 중앙과 제주도라는 지역의 차이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다음의 인력이 있는 곳이면 그곳이 어디든 다음이 될 수 있는 남다른 발상이 조직 주요 기능을 제주도로 이전하는 일을 가능하게 하였다. (**다음은 2012,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하였다)

 

이러한 열린 생각과 가치관은 사옥 건축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한라산 기슭에 위치한 GMC 30대의 젊은 여성 유석연과 이주연 건축가가 공동 설계했다. 그들은 건축에서도 다음의 가치관이 드러날 수 있도록 설계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노출 공간이 많다는 것이다. 그들은 다음이 포털 사이트에서 시작했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건물 자체를 포털 개념으로 보았다. 건물의 천정을 노출 콘크리트로 처리했으며 바닥공조라고 하여 모든 전기 배선과 냉난방 시스템을 바닥 밑에 설치하여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했다. 또한, 건물 내부 복도를 골목길처럼 만들어놓아 조직 구성원끼리 사내에서 이동하다 자주 마주칠 수 있도록 해 의사소통이 보다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했다. 테라스는 동서남북 네 방향에 모두 설치하여 직원들이 언제라도 한라산과 바다를 바로 마주하도록 했다. 그 뿐 아니라 GMC는 창업주나 CEO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주문보다는 NHN의 신사옥 건립 사례처럼 내부 조직원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했다. GMC의 옥상에 있는 돌출형 사무실은 태스크포스팀이나 디자이너들이 모여 팀 프로젝트를 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사실 처음에는 직원들의 나이가 젊다 보니 요란하고 튀는 건축을 기대하고 요구했으나 한라산이라는 지리적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건축가들이 직원들을 직접 설득하여 현재의 나지막한 자연 친화적 건축물을 완공했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자연 친화적인 공간에서 창의적인 발상은 더욱 활성화되는데 이러한 혜택은 비단 직원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와의 조화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가 첨단 벤처기업과 주변의 스탠포드나 UC버클리 같은 지역 유명 대학과 연계를 통해서 기업 클러스터의 발전을 이룬 것처럼 지역과 대학과의 연계가 제주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실제로 다음은 제주대학교와 협력하여 다음 트랙이라는 맞춤형 교과 과정을 운영한다. 2008년 다음 공채합격생 40명 중 4명이 제주대학 졸업생으로 전체 합격자의 10%에 이른다. 말로만 공생관계가 아니라 실제로 제주도민에게 일자리 창출이라는 혜택을 제공한 것이다.

  

다음은 또 사내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녀양육에 대한 지원이다. 자녀양육에 대한 지원이라고 해서 꼭 경제적인 것뿐이 아니라 제주도로 이주한 것 자체가 자녀양육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인 것이다. 서울에서는 비싼 사교육비와 여유 없는 일상 때문에 자녀를 낳아 기를 생각도 하지 못했던 직원들이 제주도로 내려오며 자녀 계획을 변경했다. 처음엔 제주도에 부족한 문화예술기관이나 백화점 때문에 답답해하던 직원 가족과 자녀들이 지금은 한라산과 바다를 넘나들며 자연에서 배우고 자란다. 좋은 공기 때문에 서울에서 앓던 아토피에서 벗어난 자녀도 있다.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던 아이들이 친구들의 집을 오가며 스스로 공동체 생활을 체험한다.

  

초기에는 상명하달 방식의 제주도 이주가 있었지만 이제는 제주도에서의 넉넉한 삶 때문에 자발적인 제주도 이주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직원들이 제 스스로 언제 어떻게 제주도로 발령받을 수 있는지를 물어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음의 자신감은 늘어간다. 다음이 지향하는 것은 구글 수준의 전문성과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뛰어넘는 제주도와의 공생 관계다. 서울과 지방, 중앙과 지역이라는 이분법적 논리에서 탈피해 디지털 유목민으로 제주도에 자리 잡는 다음을 통해서 지역과 연계된 기업의 문화적인 공간 조성의 새로운 가능성들이 제시되고 있다.

   

출처 : 전수환·한아린, "문화예술을 통한 창조경영(Creative Management through Culture & Arts)" 2011